본인 작업의 시발점은 기억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과거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고 현재에서 조합되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
본인은 그것을 가져다가 확인하고 증명하며 역추적해 간다.
내 기억은 없었거나 흐릿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이런일이 있었어라고 말하면
그 이미지 이후에 경험한 나의 삶의 파편, 조각들을 가지고 그것들을 정말 있었던 일이든
아니면 영화와 같은 매체를 통한 정보 이미지를 모아 순식간에 조립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나 이외에도 모두가 겪는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나는 내가 찍힌 사진들을 보며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스스로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것을 위주로 그려가며 작업 중이다.
특히 어린시절 내가 찍힌 사진을 보는 과정에서 어머니가 곁에서 이 사진 속에서의 너는 그 때 그랬더라~ 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내 스스로의 기억 자체는 모호하더라도 그러한 말을 들으면 마치 저 사진 장면 속의 나의 모습과 주변의 상황이 재생되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되어지는 부분이 어느 정도 사실에는 기인하고 있으나
나의 기억은 대부분 어머니가 설명해줬던 이야기에 바탕을 둔 조합되고 짜맞 춰지고 그랬으리라 추정되어 믿는 온전한 나의 기억이 아니다.
또 부모님이 그러리라 여겨 나에게 말해준 이야기도 정확한 진실이 아닐 수 있다.
나는 그 사진의 당시 상황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들을 다시 기억해 수집한 후 재조합한다.
이 과정을 통해 거쳐 나온 최종적 결과물은 왜곡된 기억으로 인해 오히려 진실에 얼마나 가까울지 모르는,
진실과는 무척이나 다른 느낌의 추상 적인 느낌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