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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우유리

Woo Yoo Ri

"나는 사랑이 주는 모호한 감정에 주목한다."

작가노트

나는 사랑이 주는 모호한 감정에 주목한다.

내게 있어 사랑이란 아름다움과 추함, 안정과 불안, 희열과 자기혐오 등 상반된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기묘한

대상이다. 서로 다른 가치와 감정의 공존은 작업의 중요한 발단으로 작용한다.

초기에는 천, 라텍스와 같은 부드러운 소재로 무의식에 자리한 에로틱한 욕망을 입체 작품으로 만들어내거나 평면 화면에 붓글씨 또는 락카 뿌리기 방식으로 말장난을 써 내려가며 사랑과 증오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표현했다. 이때 관객은 마치 비밀스러운 일기를 보는 것 같은 작가의 자기고백을 마주하게 된다.

최근에는 드로잉을 통해 한층 가볍고 밝은 사랑의 분위기를 그려낸다. 특히 하트 모양의 기호(♡)가 화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나의 하트는 순수하면서도 은밀함을 담은 이중적인 상징이다. 관객들은 작품을 통해 사랑에 대해 가볍지만 진지하고, 당혹스럽지만 흥미롭고, 귀여우면서도 야릇한 지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유리 작가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욕망에 주목한다. 인간은 생물학적 욕구를 통해 사회적인 욕망을 추구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려 한다. 그러나 욕망은 근원적으로 결핍된 공 백으로서 완전히 채워질 수 없다. 완전한 위로와 충만함을 갖지 못한 상황은 또다시 갈망이 촉발되어 반복적인 행위로 욕망을 채우려고 시도한다. 작가는 이처럼 끊임없이 재생 하는 인간의 무의식적인 욕망을 천, 털, 라텍스, 식물 등의 부드러운 재료의 물성으로 통해 촉각적 체험으로 드러낸다.

- 김원영 큐레이터 <지지추의 골짜기>전

우유리의 촉감에 대한 호기심은 불편함으로 전환되어가는 동안 감상자를 당황스럽게 한다. 민감하며 충동적인 ‘날 것’의 반응들은 이성적 합리적 존재에게 억제되어야 하는 민감 한 것들에 불과한 것처럼. 하지만 우유리의 작품은 무언가를 욕망하는 충동과 본능을 은유하듯 꿈틀거린다. 최소한의 감각만을 유지한 채 사물과 사람, 세계와의 ‘관계 맺음’을 축 소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미하게 기억되던 시각과 촉각의 원초적인 감각을 깨운다. 나와 너, 내면과 외부, 자아와 세계가 맞닿는 경계에서 미묘하게 감지되는 감각, 바로 그 자 체를 말이다.

(⋯) 붉은 조명 아래 우유리의 돌기들을 마주한 상태. 자신의 표면과 영역을 확장하려는 듯 꿈틀거리는 형상을 바라본다. 굴곡진 표면을 따라 흐르는 시선의 움직임을 즐기는 동안 본능적으로 가장 익숙해야 할 ‘날 것’의 감각에 집중해보았다. 흐릿했던 기억 저편의 감각을 상기시키려는 듯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감촉의 기억들은 당황스럽게도 점차 낯선 불편함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금세라도 흘러내릴 듯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돌기들은 녹아내리기보다 서로의 장력을 유지하며 단단히 뻗쳐 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생크림이 떠오르려는 순간 우유리의 돌기들은 갑자기 닭살 돋은 피부로 돌변해 감상자를 소름끼치게 한다. 아름다웠던 연인과의 입맞춤이 붉은 조명아래 불현듯 야 릇하고 불편한 기억으로 변색되고 있었다. (⋯)

- 공민지 기획자 <경로이탈>전

약력

2018 이화여자대학교 조소과 졸업(석사)

2013 이화여자대학교 조소과 졸업(학사)

개인전

2021

‘My very sweet heart like a peach’, 투에프(2F), 서울

‘In my heart we are always kissing’, 3go café(구:쓰리고카페, 현:만유인력), 서울

2019

‘좋’, 예술공간 서:로, 서울

단체전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