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벗어날 수 없는 그 상황에 분명 틈이 있다
나는 대립되는 두 개의 추상적 공간 사이의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틈, 균열, 불일치 등에 주목하고 그 틈을 전혀 다른 차원의 회화적 공간으로 풀어놓는다.
두 공간 사이의 어긋나는 틈이나, 관계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과 같은 미세한 부분에 나의
상상적 공간을 더해, 어디 본듯한, 가본듯한, 알고 있는 듯한 고요와 안락의 공간_판타지로 구축한다.
하지만, 순간 정신을 차리면 여전히 대립되는 공간 사이에 끼어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미술사적인 풍경의 역할에서 벗어나, 회화적 사유의 방식으로 새로운 풍경을 제안하고 우리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있게 하고자 한다.
나는 풍경을 주체(나)-대상(눈앞에 펼쳐진 풍경)의 구조적 관계를 무너뜨리고, 주체자의 고정 시점을 분산시켜,
풍경을 그 대상으로부터 해방시키고자 회화적 언어로 접근한다.
나에게 풍경이란,
이항 대립되는 극지점에 있는 '무언가'가 그 대립-상관관계의 긴장상태를 팽팽하게 느낄 때, 비로소 존재한다.
그 '무언가'는 지각적인 것과 동시에 감정적인 것이 될 때, 나에게 초월적 풍경은 솟아난다. 이것은 내가 풍경의 주체자로서 만드는 것이 아닌,
나와 세상의 대립-상호관계 사이의 미세한 '틈' '간극' '사이' 등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풍경은 나를 들어 올려 정신적인 것에 닿게 해 준다.
그 정신적 세계는 <현재, 이곳>을 초월해 어떤 새로운 발견의 장소로 우리에게 발현되고, 새롭게 열리는 장소이다.
회화 작품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산, 바위, 물, 파도, 안개 등 항상 같은 형상을 지니지 않는 대상들의 내재적 원칙을 찾고,
상호작용하는 관계성을 붓질의 비어 있음과 차 있음, 빽빽함과 흩어짐으로, 물감의 가벼움과 강함, 흐릿함과 진함 등의 변화로 표현한다.
풍경에 대한 나의 사유는 물리적이고 절대적인 것을 뚫고 그 속으로 침투해 저 끝 보이지 않는 세계를 화면에 펼쳐 놓음으로써,
이곳에 있지만 저 너머의 세계와 통하는 것, 즉 세상과 나의 연관성이 새로운 풍경 안에서 드러난다.
풍경을 두고 아름답다는 형용사를 익숙하게 붙이는 것은 시각적인 면에 한정시키면서 그 너머의 사유할 만한 것들을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화면 안의 수많은 긴장 관계의 시스템을 만들고 더 많이 분산되어 있는 긴장-상호관계를 집약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긴장상태가 성장 함에 따라 풍경은 나타날 수도 사라질 수도 있다.
풍경이 단숨에 펼쳐지면, 마치 우리 앞에 삶의 형태가 펼쳐지듯, 서로 상호 소통한다.
바로 그곳에서 나는 '근원의 힘'을 얻게 된다. 내가 온몸으로 그린 회화는 빽빽한 긴 강 감 속에 밀려오고 물러감을 반복하며 나로 하여금 그 속에서 숨 쉬게 한다.
구체적 묘사나 원근을 배제하고 붓질의 속도와 물감의 물성, 터치의 레이어를 표현방법으로 적극 활용함으로써
장소에 대한 지시성이 없는 열린 공간의 풍경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 얼핏 보면 느껴지는 안개, 구름 등을 추상적으로 표현해
경계가 흐릿해지고 모호해지는 풍경은 터치와 색이 서로 섞이며 동시에 각각이 강조된다.
<바람을 그냥 거기에 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총 7개의 캔버스가 연결된 작품으로 침투함의 비가시적인 바람과 확산의 가시적인 햇살의 풍경( 風景 )은 감성적인 면에서 매우 밀착되고,
시간성과 관계되어 새로운 풍경을 시시각각 불러드린다. 내가 바람과 빛에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기후의 요소가 아닌,
'바람'은 무언가와 무언가 사이를 가로질러 가며 전파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해체해 버리고,
그 사이 사방으로 넓게 퍼지는 '빛'은 여기저기 침투하고 순간순간 바람이 이에 응답한다.
이항대립의 성질보다 그 어떠한 갈등도 없이 상호적으로 지배력이 생길 때, 새로운 풍경은 비로소 솟아나게 된다.
바람-빛은 풍경 주변에 분위기(아우라)가 생겨남에 영향을 주며, 하나의 독특한 장면이 된다.
나는 이런 독특한 장면을 절제된 터치와 느린 속도로 단숨에 그려내고 있다. 마치 빛에 비친 바람을 3D 맵핑 한 것처럼 말이다.
제작 과정 안에서 계획과 우연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초반 과정에서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우연성은 희미해진다.
검은색과 같은 짙은색으로 터치의 외곽-형(形)을 만든다. 이것은 바람과 빛의 시간성을 무중력과도 같은 공간에 놓음으로써 강조하고자 한다.
<내게 흐르는 바다/ 널찍한 들판>
화면 안의 수많은 긴장 관계의 시스템을 만들고 더 많이 분산되어 있는 긴장-상호관계를 집약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긴장상태가 성장함에 따라 풍경은 나타날 수도 사라질 수도 있다. 풍경이 단숨에 펼쳐지면,
마치 우리 앞에 삶의 형태가 펼쳐지듯, 서로 상호 소통한다.
바로 그곳에서 나는 '근원의 힘'을 얻게 된다. 구체적 묘사나 원근을 배제하고 붓질의 속도와 물감의 물성,
터치의 레이어를 표현방법으로 적극 활용함으로써 장소에 대한 지시성이 없는 열린 공간의 풍경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람에 대한 연구>
미세한 틈과 얇은 막 사이에도 존재하는 막강한 존재인 바람, 공기 등의 요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터치의 역동성과 색상이 가진 힘으로 무겁고 느리게 움직이지만, 바람과 공기의 강력한 존재감을 표현하고자 하며, 이를 화면 가득 채우는 큰 붓질로 구현한다.
<선과 시>
2017년에 제작된 작품은 인간의 내면으로 향한 작가의 시선과 태도를 ‘이상-태(이상적 상태)‘에 대한 연구, 선정에 이르는 과정,
자연에 대한 완벽한 조화 등을 회화적 언어와 실험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이상-태에 대한 나의 갈망은 현실의 삶을 중시하는 집안의 정서, 태도를 기반으로 반항적으로 형성되었다.
현실의 삶 속에서 잠시 부유할 수 있는 정신적 탈출구이자, 그 너머의 세계로 도달하기를 갈망하는 이상적 상태에 대한 욕망을 회화적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작업의 과정에서 선정(禪定)은 동양사상에서 의미하는 인간이 곧 소우주인 것처럼 자연(自然)과도 같은 상태,
고요한 평화로운 상태인 선정의 자세를 원하는 정신적 내면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