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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박수진
Park Sujin
"쪽에서 나온 푸른색이 쪽보다 푸르다(청출어람, 靑出於藍)"
작가노트
쪽에서 나온 푸른색이 쪽보다 푸르다(청출어람,靑出於藍)_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
한옥을 지을 때면 집 터를 파헤치지 않고 지형이 생긴 대로 약간만 손질하여 집을 짓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터를 깎지 않고 오히려 돋아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연을 바꾸지 않고 지은 한옥에서는 한국이 가진 얼과 멋, 조화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언제나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바로 한옥의 진면목이다. 한옥의 섬세한 구조 중에서도 창과 문은 조화의 미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옛 선비들은 미색의 창호지를 사용해 자연과 완전히 단절되는 것을 피했으며 창문을 여는 즉시 자연과 하나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 사상을 구현하고, 지혜와 용기를 배울 수 있게끔 하였다. 창문은 세상의 변화를 깨닫게 하고, 닫히고 열리는 문의 기능처럼 때로는 절제하고, 때로는 개방적으로 세상을 만나 균형 잡힌 사람으로의 역할을 다해야 함을 상징한다.
여기서 창과 문의 이중적 특성에 흥미를 가지고 작업을 진행했다. 두 구조에는 입과 출이 공존하며 단절과 조화의 성격을 모두 가지는데, 열린 채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도 있지만 굳게 닫아버리면 쉬이 안쪽을 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또한 바깥을 매정하게 내치지 않으면서도 본체를 감싸 안는다.
사람과 한옥. 이 둘을 서로에게 대입했다. 사람도 창문을 가지고 있다. 눈에서 사람됨이 보여지고, 기분을 읽을 수 있으며 생각과 건강 상태를 짚어낼 수 있다.
한의 민족이라는 말처럼 한옥의 처마와 휘영청 뻗은 서까래, 밤과 낮을 고요하게 담아내는 창호를 보고 있자면 느껴지는 처연한 한의 정서를 화폭에 그려냈다.

색채
동양에서 색채는 단순히 색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철학적 사상과 결합되는데 푸른색은 오행에서 봄, 동쪽, 목(木), 눈에 해당되며 생각, 경건, 창조를 상징한다. 한국의 전통 색조인 오방색을 유화 물감으로 표현하되, 한국화 채색 방식으로 여러 번 엷게 채색해 깊은 곳에서 색이 비쳐 나오도록 유도했으며 한옥의 아름다운 곡선미의 상징인 서까래와 용마루, 내림마루 띠살문, 합문 등을 단순하게 시각화 했다.

자연
가장 한국다운 것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과 가까이 있으며,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떼어낼 수 없는 의식주에 있다. 한옥, 한식, 한복. 그리고 자연.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아름다운 우리의 태를 구겨버리고 어떠한 틀에 한국을 우겨 넣고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낮은 가옥들은 모두 부셔졌고 그 자리에는 위태롭게 높은 아파트가 들어선다. 유한 선이 아름다운 바닷 마을에는 낮은 산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바다로 흘러가는 자리에 뾰족한 건물이 듬성듬성 박힌다.
한복과 천연 염색 또한 근래 재조명 받는 듯 하나 대중성을 얻기엔 부족하다.
각 대지에 맞게 일궈낸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외면하고 주변국만을 따라가게 된다면 우리의 정체성은 옅어질 것이다. 보수적인 태도를 가지자는 것이 아니다. 지키고 가꿔야 할 것과 수용할 것을 분명히 구분하면 가장 한국다운 우리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며 그에 맞는 단단한 정체성으로 곧게 성장할 것이다.
양식洋式과 일식日式에 잠시 잊혀진 한식韓式가옥의 형상과 오방색 계열을 젊은 감각으로 풀어내어 대한민국의 자연과 조화 시켜 개인이 가진 마음의 문과 생각의 창을 표현했다.

청색과 쪽빛, 백색은 한의 정서를 가진 한국의 미와 정신을 표현하기에 좋다.
우리의 소재가 가진 잔잔함으로 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고요한 서정성을 느끼게끔 하고 싶다.
약력

개인전

2020.04.06 – 04.30 샤롯데 아트 스튜디오 4월의 작가 공모 – 개인전 [청출어람]
       
그룹전

2019 Black Box gallery online exhibition – [Vision: Color]

작품소장
 
개인소장 2점

작가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