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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김혜영

Kim Hyeyeong

"그림에서 공간은 평면으로 변하고, 시간을 멈추게 한다.

마치 내가 본 순간이 잠시 멈춰 온 세상에 나 자신과 그 공간만이 존재하는 느낌처럼"

작가노트

“그림에서 공간은 평면으로 변하고, 시간을 멈추게 한다.

마치 내가 본 순간이 잠시 멈춰 온 세상에 나 자신과 그 공간만이 존재하는 느낌처럼. 새로운 그림에 담길 순간을 만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순간들과 나만이 조우할 때, 세상은 조용해진다.

그 순간과 나만이 남았다. 조용함을 듣는 순간이다.

그림은 참 많은 위로가 된다. 여린 안료가 겹겹이 쌓여 순간을 재연해낼 때, 물맛이 느껴지는 찰나들을 가만히 듣는다.”

일상적인 순간 속에서 특정한 인상으로 다가온 이미지들을 콜라주 하여 화폭에 사실적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상적 풍경이란 평범하고 시끄럽다. 원하지 않는 대상들 또한 파인더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택된 이미지들만이 뜨문뜨문 그려진 풍경은 조용하다. 느리게 반복되는 붓질의 행위를 통해 부유하는 생각들을 정리한다. 동양화의 아교포수 과정을 거친 광목은 세밀한 묘사에 적합한 바탕재이며 그 위에 그려지는 노동집약적 작품 활동은 긴 작업시간과 함께 사유의 시간을 동반한다.

외로움(loneliness), 고립(Isolation)과는 다른 의미의 고독(solitude)은 타자가 아닌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온전히 ‘나’로서 존재할 힘이 된다. 오롯이 혼자가 되어야 느낄 수 있는 고요함 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고독(solitude)인 것이다.

이렇게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들은 전시를 감상한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점차 세계를 넓혀간다. 일상적 이야기가 떠오르는 풍경화는 감상자로 하여금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것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즉 그림 앞에 서는 관객 모두의 주인공화가 목적이다.

드라마적 환상을 나타내지만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 그리고 일종의 현실화된 유토피아 적 장소를 나타내는 헤테로토피아가 있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은밀한 장소인 헤테로토피아는 나의 작업에서 조용한 풍경들과 비어있는 집으로 나타난다. 작품 속 타인의 흔적이 없는 공간들은 타인과 직,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자신과의 만남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 속에 잠식된 내가 점점 사라진다고 느껴질 때,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누구도 없는 공간에서 ‘나’ 자신과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작업한다. 그러므로 이 공간에서는 주체의 인식과 행위가 가장 중요하다.

일상적 풍경으로 완성된 이미지는 관객으로 하여금 과거 속에 가라앉은 기억을 환기 시키는 동시에 관객으로 하여금 ‘당신이 이곳에 존재한다’라는 감각을 일깨우는 데에 목적이 있다.

또한 모든 것이 불분명한 현실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림을 감상하는 짧은 순간만이라도 스스로의 존재 인식과 자신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 관객과의 소통으로 연쇄되어 만들어진 작품은 그들이 전시 장소에 머무르는 시간에 국한되지 않고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이다. 예술은 우리의 사회 안에 존재하고, 관객은 그러한 예술 작품에 자신을 투영할 수 있을 때 더 큰 흥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약력

2018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0 아무도 살지 않는 : Solitude of mind, 이랜드문화재단

2020 굄: 소리없이 대화하는,갤러리 도올

2019 조용함을 듣는 것,팔레드서울

2018 시간과 기억은 빛과 바람타고 온다, 사이아트갤러리, 서울

그룹전

2020 유연한 대화,삼육빌딩 갤러리

2020 있어줘서 고마워, 로운갤러리

2019 New Beginning,아트모라갤러리,서울

2019 신진작가 공모전,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