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정적인 감정들도 잘 다루어 흘려보낸다면...’
삶의 윤택을 이상하며 자연스레 행복을 좇다보니 드는 생각이 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내가 고독 속의 고요를 찾아보려 마주했던 순간인 듯하다
발벗고 나서서 행복을 찾기보다 어두운 감정에 잠식되지 않는다면 삶은 꽤 윤택하게 흘러간다
행복을 갈망했던 나는 이제 감정들을 찾아다니거나 고심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여러
감정을 그저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 작업은 더 이상 고독함 그 자체가 아니다
여러번의 전시를 거치며 관객의 시선들이 닿아 고독은 개이고 고요로 흐른다
고독이라는 감정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그 속의 밝은 부분을 발견하려 했고,
이런 감정이 휘몰아칠때면 고요하고 평온하게, 담담하게 이겨내고 싶었다
우리 주변의 고독함, 그 속의 잔잔한 고요
2.
이 작업은 ‘고독‘에서 시작하였다
당시 나는 부정적인 감정의 극복에 대해 고심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행복과 평안을 찾아나서기
보다 내게오는감정들을 잘 소화시켜 흘려보내자는 생각에 도달해 있었다
그렇게 고독을 잘 소화시켜 보내기 위해 받아들이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고독속의 고요를 이끌어낸다
내가 다루는 것이 감정인만큼 감정은 섬세하고 예민하며 변동성이 짙다 그토록 소화하고싶었던 고독은
외로움의 특색을 진하게 지니고 있는만큼 감정을 담은 작업들이 많은 사람들 손을 거치며 이곳 저곳으로 옮겨지고,
설치되고, 조명을, 눈길을 받으며 애초에 담겼던 고독함은 걷혀져간다
고독이 걷히고 남은 잔잔한 고요함을 한껏 누려주시길 바라며
혹여 이젠 여러분들의 시선과 손길이 달 밝은 밤 고기대신 ‘달빛 실은 빈배’처럼 고요에서 더욱 비워져
무욕과 여유에까지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고독이 개고 고요가 찾아올 무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