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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이영식
Lee Young Sik
"속도가 늦춰진 빛을 그리는 화가 이영식입니다."
작가노트
사람이 만든 것 중 우주선은 속도가 1초에 몇 키로 만큼이나 이동할 정도 로빠른 반면
속도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로 느린 것들이 있다. 계절이 변하는 속도라던가, 사람이 늙는 속도라던가 말이다.
만약 가장 빠르다고 하는 빛의 속도가 사람이 늙는 속도로 이동한다면 지금 눈앞에 어떤 장면이 펼쳐질까. 빛을 어떻게 보일까.

흐릿한 풍경의 배경, 다양한 형태의 색 조각들.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 그림은 언뜻 추상화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자연스러운 색깔의 변화로 희미하고 좌우 동적인 모습의 배경과 카메라초점에 맞은 듯 선명한 색 조각들이 서로 대조를 이룬다.

1. 시간에 대한 생각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러 교통수단을 통해 이동하는 시간이 늘었고 빠르게 변하는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는게 늘 좋았다.
문득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른다면 눈에 보이는 저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나의 뇌리를 스쳤다.
 '본다' 라고 하는 개념은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 눈에 들어와 대상을 인식하는 것인데
그 빛이 반사되어 눈에 들어 오기까지의 시간을 계속해서 나누어 들여다보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었다.
물질을 계속 쪼개면 그 끝에 원자가 있는 것처럼 시간을 계속 쪼개어 그 중 한 프레임을 들여다본다면 어떤 모습 일까.

2. 보기 원하는 것을 본다. -빛의 형태-
사람은 같은 대상을 보며 다른 이미지를 떠올릴 때가 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모양을 보며
누군가는 동물이나 사물을 누군가는 개인 경험에서 떠오른 이미지를 떠올린다. 같은 대상이라 하더라도 다르게 보는 것이다.
 TV나 SNS를 잠깐 달구었던 한 장의 사진이 있었다. 두 가지 색이 들어간 줄무늬 원피스 사진이었는데,
그 줄무늬가 어떤 사람은 검정과 파랑으로, 또 어떤 사람은 흰색과 금색으로 보인다는 것이었고
사람마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뇌가 색상을 구분해 낸다는 학자의 이야기가 결론이었다. 
 이렇듯 원피스 사진이나 구름의 모양 즉 대상은 그대로지만 보는 이는 다른 색 혹은
다른 형태를 떠올릴 때그것은 결국 각자가 보기 원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과학에 관한 이야기 중에 나의 이목을 끈 내용이 있다. 아직까지 과학자들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는
전자의 이중슬릿 실험이었다. 원자핵을 중심으로 일정한 운동을 하는 이 전자를 입자인지 파동인지 알아보는 실험이었는데,
관측을 하기 전 에는 파동의 형태였던 전자가 어떠한 장치를 통해 관측하면 입자로 변한다는 내용이었다.
단지 전자라는 대상을 관측자가 '들여다 본 것’, 그 행위만으로 전자의 성질이 바뀐다는 것이 아직은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한다.)

 캔버스 위에서 뿌려지고 그려지거나 붙여진 물감 조각 또한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그림을 실제로 접한 누군가는 나에게 그림 속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보인다고 했다. 나는 아무리 그렇게 보려 해도 보이지 않았다.) 
 아주 느린 시간에 대한 나의 상상에서처럼 빛조차 느리게 보일 것 같은 짧은 순간에 대상의 튕겨져 나온 빛은
무한한 모양과 색을 띄는게 아닐까. 관측자가 보고 싶은 모습으로 말이다. 그림위에 물감 조각들은 이러한 빛의 형태를 의미한다.
 나아가 나 스스로도 물감 조각들을 순간적이고 즉흥적으로 만들어 내고 배치함으로 다양한 형태를 구현해 내기를 원하는 바이다.
이는 눈과 손에 익지 않은 결과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나 역시 관람자의 입장에서 그림을 보고 느끼길 원한다.

3. 내가 보고 느낀 것을 다른 이도 똑같이 보고 느낄까 - 공감
 다양하게 해석되는 물감조각들과 반대로 색의 단계만으로 표현한 희미한 배경은 자연의 모습으로 공감하길 바란다.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모든 인간을 관통하는 어떤 무언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는다.
 이전에 하늘그림 연작을 한 적이 있다. 매일 한 장씩 하늘을 일기 쓰듯 캔버스에 담는 작업이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그 무엇. 인종, 성별, 나이, 환경 불문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찾은 것은 '올려다보면 보이는 하늘’ 이었다. 하늘은 곧 자연을 의미했고, 지금에 와서는 색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희미한 그것을 표현한다.
 각자가 살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함과 동시에 자연의 한 인간으로써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길 바라는 그 마음이 나의 작품 속 이야기이다.
약력

개인전

2010 2010오디세이展 (대안공간 반디/부산)
2010 부산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 졸업展 (디자인센터/부산)
2011 김재선 갤러리 기획 초대전 "5"展 (김재선갤러리/부산)
2013 갤러리 움 기획전 '동물적표상과상상들' (갤러리 움 / 부산)
2019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 특성화지원사업 기획전 ‘폐가망신’展 (보수동 폐가 / 부산)

작가의 작품